2009년 03월 01일
어제 이론 그룹 세미나 시간에는 우리 분야에서는 말할 필요도 없이 유명한 Andrew Strominger가 최근에 한 연구에 대해 발표를 했다. Strominger의 가장 대표적인 업적이라면 Cumrun Vafa와 함께 블랙홀 엔트로피의 근원을 끈이론에서 밝혀 낸 것을 들 수 있을 것이다. 이 결과는 끈이론이 올바른 양자 중력 이론임을 시사하는 가장 강력한 증거로 여겨져왔다. 블랙홀을 D-brane의 bound state로 생각하고 서로 다른 D-brane들을 연결하는 끈의 상태 수를 세고 거기서 엔트로피를 구하면 그게 정확히 Bekenstein-Hawking의 공식인 S=1/4 A (S는 블랙홀의 엔트로피, A는 면적)을 만족한다. 여기서 1/4라는 계수를 정확히 찾아 내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하지만 그들이 계산을 해 낼 수 있었던 것은 매우 특수한 종류(supersymmetric)의 5차원 블랙홀의 경우였기 때문에, 좀 더 현실적인(초대칭이 없고, non-extremal) 4차원 블랙홀의 경우는 여전히 미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초대칭(supersymmetry)이 있는 경우에는 이러저런 많은 진전이 있지만, 초대칭이 없다면 모든게 어려워진다.
어제 Strominger는 실제 우주에 존재하는 블랙홀과 유사한 경우에 대해서 그 엔트로피를 이해할 수 있다는 주장을 했다. Extremal Kerr black hole의 near horizon geometry가 어떤 dual CFT에 의해서 기술 된다는 것. Kerr black hole은 회전하는 (즉 각운동량을 가지고 있는) 블랙홀을 말한다. 이건 일반상대론에서 구할 수 있는 몇 안되는 '정확한 해' 중에 하나이다. 사실 회전하지 않는 블랙홀 해는 일반상대론(1915) 방정식이 나오자 마자 얼마 안되서 발견되었지만(Schwarzschild solution, Reissner-Nordstrom solution, 1916~1918) 회전하는 블랙홀 해를 찾는데에는 거의 50년의 시간(1963)이 걸렸다. 직접 이 해를 가지고 아인슈타인 방정식을 만족시키는지 손으로 계산해 보려고 하면 도저히 할 수 없을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지금이야 컴퓨터가 대신 해 주지만.. 이 Kerr black hole은 우리가 우주에서 관측하는 블랙홀과 가장 가까울 것이다. (왜냐하면 모든 천체는 각운동량을 갖고 자전하니까...)
Strominger가 고려한 것은 회전 속도가 매우 빨라서 거의 extremal limit J=M^2을 만족하는 블랙홀이다. 실제로 J=0.98M^2인 블랙홀이 관측 되었다고 한다. 정확히 J=M^2을 만족하는 Kerr hole을 extremal Kerr hole이라고 한다. Extremal Kerr hole은 호킹 온도가 0이고 안정적이라서 호킹 복사를 방출하지 않는다. 하지만 엔트로피는 0이 아니다. Extremal Kerr의 horizon을 자세히 살펴보면(near horizon scaling limit) SL(2, R)xU(1) isometry를 가지고 있고, 적당한 boundary condition을 선택하면 consistent한 asymptotic symmetry group을 찾아낼 수 있고 그 generator는 Virasoro algebra를 만족한다. 이 사실은 Near horizon extreme Kerr geometry(NHEK)가 어떤 chiral 2d CFT와 듀얼일 것이라는 걸 암시한다.Strominger 등등은 이 논문(0809.4266)에서 이 CFT의 central charge가 Kerr hole의 각운동량에 비례(c=12J)라는 것을 알아냈고, 이걸 알면 Cardy formula를 이용해서 엔트로피를 계산해 낼 수 있다. 그 결과는 고전적인 계산과 정확히 일치한다.
여기까지가 대략의 스토리. 당연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들도 있고 미심쩍은 부분들도 있다. 후속 논문들을 찾아 본 것은 아니라서 얼마나 진전이 있는지는 모르지만 일단 몇가지 생각해 볼 만한 문제.
- NHEK의 boundary.
- 도대체 그 듀얼 CFT는 뭔가? Central charge 이외에는 아는게 없다.
- 다른 종류의 블랙홀에 대해서도 비슷한 일이 가능한지?
- 좀 더 refine된 검증.
스트로민저가 이야기 한 것 중에 한가지 흥미로웠던 것. 서두에 이야기 한 Strominger/Vafa의 엔트로피 계산이 끈이론에서 나오는 온갖 세부적인 성질을 이용해서 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말에 따르면 사실은 끈이론의 그런 세부적인 것을 몰라도 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중요한 것은 블랙홀 해가 존재하는, unitary, UV complete 하고, 그리고 홀로그래피 해석이 가능한 양자 중력 이론이기만 하면 S=1/4 A라는 결과는 항상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면 끈이론이 올바른 양자중력 이론이 아닐 가능성이 있는가? 물론 그럴 수도 있다. 하지만 그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아 낸 양자중력의 성질이 끈이론과 너무나도 유사하기 때문에 결국에 그 올바른 양자중력 이론은 끈이론일 것이라고 본다고 한다. (Loop quantum gravity는 위에서 적은 '필요 조건'을 만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에 현재로는 제외)
# by quantum | 2009/03/01 17:58 | 물리 이야기 | 트랙백 | 덧글(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