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천득의 딸 피서영

우리에게 잘 알려진 수필가 피천득 선생님이 얼마전 세상을 떠났다. '은전 한닢', '큰바위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이 많을텐데(나는 아쉽게도 '아사코'에 대한 글은 읽은 기억이 없다) 교과서에서 읽은 글 중에서 참 감명 깊었던 글이었다. 내가 문학적인 감수성 같은 건 정말로 없지만서도...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이 바닥(이론물리)에서 그분의 따님인 피서영 교수(현 Boston University)는 매우 유명한 분이다. 사실 나는 근래에 알았지만, 우주론 분야에서 매우 뛰어난 업적을 많이 남겼다. 특히 인플레이션 우주론에서 양자 요동이 density perturbationㄷ(밀도 요동)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는 것을 최초로 밝혀 낸 사람 중에 한명이다. 이 초기 우주에서의 밀도 요동이 우주의 거대 구조를 만들고, 은하를 만들고, 별을 만드는 원인이 된다고 생각되어지고 있으니 정말로 엄청난 업적이 아닐 수 없다. Alan Guth와 같이 쓴 이 논문은 지금까지 1000번 가까이 인용되었다. 아마 지금 살아 있는 한국인(한국계) 이론 물리학자가 쓴 논문 중에서 가장 많은 피인용수를 기록하고 있지 않나 싶다.(죽은 사람까지 포함한다면 역시 이휘소...) 또 하나 그 분의 남편인 Roman Jackiw는 또한 매우 저명한 이론물리학자이다.(현재 MIT 교수) 양자장론에서 고전적인 대칭성이 양자효과에 의해서 깨진다는 소위 Adler-Bell-Jackiw anomaly를 최초로 발견한 사람이며 또한 고온에서 대칭성이 회복될 수 있다는 결과를 최초로 계산해 낸 사람이기도 하다.(소위 finite temperature field theory의 사실상 시초) 피천득의 외손자(피서영 교수와 Jackiw의 아들)도 훌륭한 바이올리니스트라던데, 정말로 대단한 집안이 아닐 수 없다. :)


by quantum | 2007/05/27 09:33 | 물리 이야기 | 트랙백(1)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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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餘分D: physics.. at 2007/06/02 05:44

제목 : 피천득, 피서영, 스테판
얼마전 피천득 선생님께서 97년의 삶을 접으셨다. 중고등학교 시절 그렇게 읽기 싫던 국어 교과서였건만 피천득 선생님의 수필은 어린 마음에도 감동을 자아내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피천득 선생님의 따님 중 한 분이 이론물리학자 피서영 (Pi, So-Young) 보스턴 대학교 물리학과 교수라는 걸 아는 분은 많지 않은 것 같다. 따님이 과학자라는 사실, 더욱이 이론물리학자라는 사실을 처음 알았을 때 새삼 피천득 선생님이 뛰어난 수필가, 문학......m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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